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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4.10 내변산의 마루금인 신선봉과 망포대 능선길을 걷다.
- 2016.04.10 석양(夕陽)을 바라보며 변산 마실길을 걷다.
변산여행의 둘째날에는 변산지맥의 마루금인 신선봉과 망포대 능선길을 호젓하게 걸어 보았다.
오전 10시가 조금 넘어서 내소사 주차장을 출발하여 내소사 관광을 1시간 가량 오롯이 즐긴 후에,
재백이고개-시루봉-신선봉-망포대-낙조대-월명암을 경유하여 남여치 매표소에서 오후 6시경에 산행을 종료하였다.
일찍 산행을 시작하여 여유있게 귀가를 하고 싶었으나, 격포항에서 내소사로 향하는 첫 버스가 9시20분에 있다.
도리없이 숙소에서 뒹굴거리다가 아침식사를 느긋하게 하고서는 내소사행 농어촌 버스에 올라탔다.
내소사 입구에서 문화재 관람료 명목으로 3,000원을 상납하고서는 그 유명한 전나무 숲길을 따라서 내소사로 향했다.
부안 내소사는 백제시대에 창건된 1,300년이 넘는 고찰이라서 매우 웅장하였고 고풍스러웠다.
대웅보전의 꽃문살은 우리나라 장식무늬의 최고로 평가받는 뛰어난 걸작이란다.
이곳 내소사 대웅보전앞에서 올해 벗꽃놀이를 모두 다한 느낌이다.
머리에 털나고 이렇게 굵은 나무에 피어난 소담스러운 벗꽃은 처음이지 싶다.
내소사에서 거의 1시간 동안 문화재와 벗꽃을 즐기느라 너무나 많은 시간을 지체하였다.
이제는 본업으로 돌아와서 내소사옆 등산로를 따라서 관음봉 방향으로 진격이다.
요사이는 봄이 사라졌는지 날씨가 무척이나 더워서 조금밖에 걷지를 않았는데 땀이 삐질삐질 나온다.
오늘은 딱히 정해진 산행루트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이곳 관음봉 삼거리에서 첫번째 갈등을 때렸다.
관음봉과 세봉을 경유하여 대중교통이 편리한 내소사 주차장으로 다시 내려갈까?
아니면 재백이고개쪽으로 내려가서 내변산의 숨은 아름다움을 즐겨볼까?
첫번째 선택은 재백이고개 방향으로 직진이었다.
이곳 재백이고개에서 목을 축이면서 두번째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을 했다.
직소폭포와 월명암을 경유하여 남여치 매표소까지 편안하게 트랙킹을 할까?
아니면 신선봉, 망포대, 낙조대를 경유하는 내변산의 마루금을 빡세게 걸어 볼까?
변산에 언제 다시 올까 싶어서 하드한 코스로 결정을 하였다.
신선봉과 망포대의 능선길은 법정탐방로는 아닌듯 하나, 그렇다고 여느 국립공원의 비법정탐방로처럼 막혀 있지도 않다.
재백이고개에서 스마트폰 지도와 육감에 의존하여 희미한 들머리를 찾아서 올라가자 제법 뚜렸한 등로가 나온다.
여느 산에서 볼 수가 있는 그 흔한 이정표도 요란한 정상석도 없는 자연발생적인 산길이었다.
가끔씩 나무에 걸려 있는 산악회의 시그널이 이곳이 등산로임을 알려주는 유일한 표시였다.
신선봉에 올라서자 시계가 오후 1시반을 훌쩍 넘어서, 아침에 격포항에서 준비한 도시락으로
바다가 보일법 한 남쪽을 내려다 보면서 정말로 신선처럼 여유롭게 점심식사를 하였다.
비록 안개때문에 서해바다가 보이지는 않았으나, 내마음속에는 파란바다가 보이는 듯 했다.
망포대라고 하여서 조망이 죽일 것이라 상상을 했었는데, 나무들에 가리워져서 신선봉보다 뷰가 좋지는 않더라.
설악산 서북능선의 귀때기청봉에서 공룡능선과 용아장성을 바라다 보는 것처럼
망포대에서 내변산의 관음봉과 세봉을 바라다 보는 것도 못지 않게 아름다웠다.
이제 체력은 많이 떨어졌지만 낙조대에서 쌍선봉 방향으로 바로 치고 나갔어야 했는데,
스마트폰을 꺼내기가 귀찮아서 직진하다가 직소폭포 방향으로 2Km 정도 알바를 하였다.
오늘 산행을 시작하고 거의 5시간만에 국립공원 이정표를 다시 만나자 무척이나 반가웠다.
이제는 살았다 싶어서 월명암에서 더위에 열받은 머리도 감고 당도 보충하면서 정신을 차려본다.
그리고 설악산 오색등산로의 돌계단같은 하산길을 터벅터벅 걸어서 오후 6시경에 산행을 종료하였다.
비록 변산의 일부 구간이었지만 신선봉, 망포대, 낙조대를 경유하는 마루금을 호젓하게 걸어 보았다.
다음번엔 세봉, 관음봉, 직소폭포를 경유하는 코스로 내변산의 아름다운 속살을 즐겨봐야겠다.
바다와 산을 함께 할 수 있고, 문화재와 민속을 접할 수 있는 변산은 참으로 괜찮은 여행코스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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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바다로 넘어가는 석양을 바라보면서 변산 마실길을 고사포부터 격포까지 10Km 정도를 걸어 보았다.
내일 변산(邊山)을 아침부터 내소사에서 남여치까지 조금 길게 타기 위하여 오후에 부안으로 미리 내려와서
자투리 3-4시간을 활용하여서 변산 마실길 2구간 일부와 3구간을 정말로 여유롭게 산책하였다.
아무 생각없이 부안터미널에서 격포로 가는 직행버스를 탔더니만, 나를 변산읍내 정류장에 내려주고 휭하니 가버린다.
도리없이 마실길이 있는 고사포 해수욕장 해변까지 국도를 따라서 20여분을 터덜터덜 걸어서 접근하였다.
모든 둘레길들이 그러하듯이 마실길도 소나무가 울창한 고개를 넘으면 시원스레 백사장이 펼쳐지고,
다시 군부대의 해안순찰로를 따라서 걷다가도, 가파른 계단길을 마주하여 숨을 헐떡거리게 만든다.
그러나 군데군데에 설치된 데크에서 두다리를 쭉 뻗고서 서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풍광만큼은 일품이었다.
고사포 해수욕장을 지나노라니 10여년 전에 이곳 송림에서 가족캠핑을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아, 이제는 힘이 들어서 그 짓도 더이상 못하겠다.ㅠㅠ
고사포 해수욕장앞에 떠있는 하섬은 매월 음력 보름과 그믐경에 길이 2Km와 너비 10m의 바닷길이 열린단다.
이곳 성천마을부터 격포항까지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마실길의 대표적인 코스이다.
성천(成天)은 '모래의 성이 하늘까지 쌓인다'는 의미란다.
마실길옆의 군철조망에 재미있는 소망의 글귀가 걸려 있어서 카메라에 한번 담아 보았다.
1.가족의 행복 2.로또당첨 3.괜찮은 여자 만나기... 우리 모두의 꿈이 아닐까?ㅋㅋ
한적한 해변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한참 동안 힐링을 하였다.
오늘은 격포항에서 디비져 잠을 잘 일만 남았으니, 바쁜 것이 하나도 없다.
변산 적벽강은 소동파가 시를 지었던 중국의 적벽강만큼 경치가 뛰어나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절벽과 바다와 석양의 조화가 완전히 예술이다.
수성당은 서해바다를 다스리는 개양할머니와 그의 여덟 딸을 모신 제당으로,
매년 음력 정초이면 풍어와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수성당제를 정성스럽게 드린단다.
수성당아래에 잘 가꾸어진 유채밭과 후박나무 군락지도 매우 아름다웠다.
변산 산행의 전야제로 커다란 기대없이 걸어본 마실길은 산행과는 또다른 재미를 선사하였다.
산꼭대기만 죽어라고 올라가지 말고, 둘레길을 여유롭게 걸으면서 즐기는 우리땅도 너무나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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